2016년 4월 3일 일요일

3월학평 28번에 대한 3차 답변과 4차 질의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국어 3월학평 28번에 대한 출제팀의 3차 답변이 왔고 제가 다시 4차 질의를 보냈습니다.
4차 질의는 내용이 상세하고 전문적이며 또한 이미 3번의 카드뉴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기 때문에 카드 뉴스 없이 제가 보낸 4차 질의를 그대로 오르비에 올립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이 출제오류를 바로 잡는 데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출제팀 3차 답변
2차 답변에서 저희는 1차 답변에 대한 오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여, 두 매질 간의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질의자께서는 재질의를 통해 입장이 바뀌셔서 다행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사실 자체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1차 답변이나 2차 답변에 담긴 저희들의 입장은 일관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드린 1차 답변서는 현재 지문에서 특히 넷째, 다섯째 문단의 문맥의 흐름을 따져가면서 28번 문항의 3번 선택지의 정답 여부를 판단함에 큰 무리가 없음을 밝힌 것입니다. 현재 질의자께서 문제 삼고 있는 구절은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밀도가 높은 매질로 입사하는 파동을 전제하고 있으며, 따라서 음파 저항이 클수록은 파동이 입사하는 새로운 매질의 밀도가 높다는 조건을 맥락으로 유지한 진술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2차 답변서에서는 질의자께서 주장하신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는 정보가 현재의 지문 맥락에 함의되어 있음을 밝혔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 구절은 바로 앞 문단의 매질이 급격하게 변하는 경계에서 반사가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밀도가 낮은 줄과 밀도가 높은 줄 사이의 밀도 차가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한다는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한다는 내용은 서로 다른 매질과 그에 따른 음파 저항의 차이 즉,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밀도가 높은 매질로 진행하는 음파를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음파 저항의 개념에 매질의 밀도와 음속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 구절에 서로 다른 매질이 맥락상 전제되어 있음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설명과 관련하여 자문을 구한 내용 두 가지를 정리하여 덧붙입니다.
1. 문제가 되는 문장의 바로 앞 문장에서 반사되는 정도는 매질의 물리적 특성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는데, 그 물리적 특성의 예가 밀도나 음파 저항입니다. 이런 물리적 특징을 지문에서 예로 제시하여 전제하고 있는, “밀도가 낮은 줄에서 밀도가 높은 줄로파동이 전달되는 상황에 적용하면, 첫 번째 매질의 음파 저항 값이 작고 두 번째 매질의 음파 저항 값이 큽니다. 따라서 매질의 경계에서 다음 매질의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문에서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한다는 설명은 오류가 없습니다.
2. 음파는 매질의 밀도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진행할 때를 전제로, 새롭게 진행(입사)하려는 매질(이 지문의 경우 밀도가 높은 줄)의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지문의 표현은 과학적으로 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만 현재 진행하는 매질’(이 지문의 경우 밀도가 낮은 줄)을 문맥을 통해서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해석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원준 4차 질의

안녕하세요. 서울시 교육청 국어 출제팀 여러분.
이원준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제가 보낸 3차 질의에 대해 보내주신 답변을 읽어보았습니다.
자문하신 점에는 감사드립니다만 출처를 밝히셨으면 합니다.
자문을 보니 전에 없던 '다음 매질의 음파 저항'이라는 조건을 추가하셨더군요.

'동물은 인간이다'라는 명제는 참인가요? 거짓인가요? 당연히 거짓입니다.
갑자기 '이성적 동물은 인간이다.'라는 식으로 조건을 부당하게 추가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논변이기에 다시 질의를 보냅니다.

세 가지 논점을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논점1) 그동안 서울시 교육청의 입장은 일관되었는가?교육청의 답변서에 담긴 논변은 전제와 결론이 1,2,3차 답변서를 거치면서 계속 바뀌었습니다.

1차 답변의 논변
전제 : 진행하는 파장이 입사하는 새로운 매질의 밀도가 높다
결론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2차 답변의 논변
전제 : 진행하는 파장이 입사하는 새로운 매질의 밀도가 높다
결론 :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1, 2차 답변은 전제는 유지되지만 결론이 상이합니다.

3차 답변의 논변
전제 : 진행하는 파장이 입사하는 새로운 매질의 밀도가 높다. 그리고 음파 저항은 '다음 매질'의 음파저항을 말한다.
결론 : 1, 2차 답변의 결론은 달라진 점이 없다. 우리는 계속 같은 전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음 매질의 '음파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

3차 답변은 1,2차 답변과 달리 전제에 '다음 매질'을 추가하였습니다.

따라서 교육청의 입장은 전제와 결론 모두 일관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논점2) '매질의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인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표현은 적절한가?
교육청의 논리는 '음파가 매질의 밀도가 낮은 곳에서 큰 곳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다음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반사파의 강도 R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통해 구해집니다.

R=(Z1-Z2)^2/(Z1+Z2)^2

두 매질이 만나는 경계를 경계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Z1은 경계면 이전 매질의 음파 저항을 의미하고, Z2는 경계면 이후 매질의 음파 저항을 말합니다.
즉, 반사파는 두 매질의 음파 저항의 차이의 제곱인 (Z1-Z2)^2과 비례하는 값입니다.
따라서 만일 두 매질의 음파 저항이 동일하다면 반사파(에코)는 없습니다.
따라서 대한정형외과협회에서 펴낸 초음파 영상 교과서에서는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고 표현합니다.

교육청의 논리대로 '음파가 매질의 낮은 곳에서 큰 곳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가정한다면, Z1보다 Z2가 더 큽니다.
28번 문제의 <보기>에 주워진 상황에서는 Z1<Z2라는 정보가 없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점3에서 다루기로 하고
일단, Z1<Z2라고 가정하는 것을 전제로 다음 논변을 진행하겠습니다.

해당 지문의 내용을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음파 저항이 '경계면 이전 매질의 음파 저항'인지 '경계면 다음 매질의 음파 저항'인지 언급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다른 조건은 모두 같을 때, 밀도가 낮은 줄이 밀도가 높은 줄에 연결되어 있고, 이 줄을 따라 파동이 진행하는 상황을 통해 투과를 설명할 수 있다. 이 경우 파동이 밀도가 낮은 줄을 지나 밀도가 높은 줄과 연결된 경계에 도달하면 파동의 일부가 반사된다. 하지만 일부는 밀도가 높은 줄로 계속 진행하는데, 이를 투과라고 한다. 이때 파동이 투과되거나 반사되는 정도는 매질들의 물리적 특성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가령 줄에서 진행하는 파동의 경우 매질 간의 밀도 차가 클수록, 음파의 경우 매질의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인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음파 저항'에 대한 한정어구입니다.
'음파의 경우 매질의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인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 정도가 큰 경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정의라는 것은 보편자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입니다.
"앉기 위해 만든 가구인 의자는 인공물이다."라는 문장에서의 의자가 '의자 전체'(보편자)를 말하는 것이지 '어떤 특정한 의자'(개별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매질의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인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가 크다'라는 문장에서의 음파 저항은 '음파 저항 전체'(보편자)를 말하는 것이지 '어떤 특수한 매질의 음파 저항'(개별자)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경계면 이전 매질의 음파 저항'인지 '경계면 이후 매질의 음파 저항'인지를 따질 필요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의 음파 저항이 '특수한 매질의 음파 저항'이라고 굳이 가정해야 한다면
경계면 이전의 매질이 갖는 음파 저항이거나 다음 매질이 갖는 음파 저항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1) 경계면 이전의 매질의 음파 저항(Z1)을 의미하는 경우
Z1<Z2라면 Z1이 클수록 (Z1-Z2)^2은 줄어들고 그 결과 반사파도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말은 거짓이 됩니다.

2) 경계면 다음 매질의 음파 저항(Z2)을 의미하는 경우
물론, Z1<Z2라면 Z2가 클수록 (Z1-Z2)^2은 커집니다.
이럴 경우만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말은 참이 됩니다.


그러나 지문에서는 음파 저항이 Z1인지 Z2인지를 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논점3) 지문 상의 오류가 28번 문제를 푸는 데에 지장이 있었는가?

28번 문제에서는 시험체, 결함, 바닥 사이의 밀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았습니다.
<보기>에서 초음파는 결함 부위에서의 반사, 바닥에서의 반사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체 내부의 결함은 시험체보다 밀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문에서 제시한 법칙이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밀도가 높은 매질로 진행하는 음파를 상정한 법칙이라고 가정할 때
밀도가 높은 매질에서 밀도가 낮은 매질로 진행하고 있는 결함 부위에서의 반사는 예측하거나 설명할 수 없습니다.
또한 바닥은 시험체보다 밀도가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밀도가 높은 매질로 진행되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문을 교육청 출제팀의 논리대로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높은 매질로 진행되고 있는 음파를 전제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주어진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28번 문제의 ③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풀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에서 를 비교하면, 결함 부위의 음파 저항과 그 주변의 음파 저항의 차이보다 시험체의 음파 저항과 바닥의 음파 저항의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겠군.


결론
그동안 출제팀의 입장은 일관되지 않았으며, 출제팀에서 '매질의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인 음파 저항이 클수록 반사파가 크다'라는 명제가 참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제를 반드시 추가해야만 하고 이 모든 전제가 참이어야 합니다.
 

(1) 이 문장의 음파 저항은 음파 저항 전체(보편자)가 아니라 어떤 특수한 음파저항(개별자)이다. (논점2 참고)
(2) 이 문장의 음파저항은 경계면 이전 매질의 음파 저항이 아니라 경계면 다음의 매질의 음파 저항으로 한정된다. (논점2 참고)
(3) 이 문장의 음파는 밀도가 낮은 매질에서 밀도가 큰 매질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  (논점3 참고)

 그
러나 이 세 가지 전제는 모두 잘못된 것이므로 출제팀의 논변에는 설득력이 전혀 없습니다.
출제 오류 인정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요청합니다.
이 4차 질의도 오르비라는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렸고 이전의 질의도 카드뉴스로 오르비에 올려서 수 만명의 학생들이 열람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orbi.kr/0008229271

기존에 올렸던 이원준 국어연구실의 카드뉴스
카드뉴스1 <2016학년도 3월학평 국어영역 28번 출제오류래> http://orbi.kr/0008124533
카드뉴스2 <3월 학평 28번 오류는 왜 인정하지 않아?> http://orbi.kr/0008154806
카드뉴스3 <28번 출제오류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이 바뀌었어요.> http://orbi.kr/0008186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