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삼국사기>가 작자미상?

EBS 수능 특강 146P를 보니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의 '온달 열전'을 작자 미상의 '온달전'이라고 써서 올렸네요.
참 대단한 EBS 연계 교재입니다. 출제, 검토 위원이 156명이면 뭐합니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감수도 했다면서요? 참 답답하네요.


EBS 수능 특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삼국사기> '온달열전'의 번역문이 확실합니다.


 





아래는 삼국사기 원문과 번역문입니다.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수능응원영상

 
안녕하세요. 수능국어, 이원준입니다.
30개월 된 제 막내 아들이 올해 수능을 치를 누나, 형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제 막 기저귀 떼고,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우리 막내가 보내는 응원 영상 보시고, 모두 힘 내셔서 막바지 수능공부 잘 하시길 바랍니다!  수능 잘 보세요!!!! - 이원준 드림



2016년 9월 17일 토요일

9평 생윤 10번 문항은 왜 출제오류인가?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어떤 학생이 제게 생윤 9평 10번의 국어적인 문제를 문의했기 때문에 검토해 보았습니다.

9월 모평 생활과 윤리 문제는 오류가 있는데도 평가원에서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네요.
평가원에서 오류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명백한 오류는 인정하는 것이 교육적입니다.



10번 ㄷ선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ㄷ. 인간이 어떠한 생명체보다도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이 문장은 인간이 본래적으로 더 우월하지 않은 생명체도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부정(특칭부정)의 표현입니다.




우리말의 부정문은 중의성이 있어서 전체부정과 부분부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손님이 다 오지 않았다'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1) 모든 손님이 오지 않았다. (전체부정)
2) 어떤 손님이 오지 않았다. (부분부정)



부정문에 강조의 의미를 가진 보조사 '-은/는'을 덧붙이면 부분부정임이 명확해 집니다.
  • '손님이 다 오지는 않았다' (오지 않은 손님도 있음)
  • '모든 손님이 오지는 않았다.' (오지 않은 손님도 있음)
  • '그렇다고 해도 전혀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잘못되지 않은 부분도 있음)
  • '학생이라고 해서 반드시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용서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
  • '인간이 항상 옷을 입는 것은 아니다.' (옷을 입지 않을 때도 있음)



그렇다면 ㄷ선지는 '-는'이 붙었으므로 부분부정으로 해석됩니다.
'ㄷ. 인간이 어떠한 생명체보다도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인간이 본래적으로 더 우월하지 않은 생명체도 있음)

평가원의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지 ㄷ은 '인간이 식물보다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를 함의하는데,
이는 테일러(병)의 입장에는 부합하지만, 인간이 식물보다 우월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레건(을)의 입장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항의 정답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평가원은 선지 ㄷ을 부분부정이 아니라 전체부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생명체보다 인간이 우월하지 않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식물보다 우월하니까 ㄷ은 틀린 명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ㄷ 선지는 부분부정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보다 인간이 우월하지는 않다'라고 해석해야 하고,
인간과 동등한 생명체가 있다면 ㄷ은 참이 됩니다.
톰 레건은 이해관심을 가진 삶의 주체인 동물이라면 인간과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탈인간중심주의 철학자입니다.



만일 ㄷ이 톰 레건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톰 레건은 어떤 주장을 한 셈이 될까요?
부분부정의 부정은 전체긍정(전칭긍정)이 됩니다.
따라서 평가원의 논리에 따르면,
톰 레건은 '인간이 모든 생명체보다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이다'라고 주장하는
인간중심주의자가 되어 버립니다.
졸지에 탈인간중심주의자가 인간중심주의자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ㄷ선지는 톰 레건의 입장에서 볼 때, 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수능에서는 출제오류가 없기를 바랍니다.



9평 생윤 10번 문항은 왜 출제오류인가?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어떤 학생이 제게 생윤 9평 10번의 국어적인 문제를 문의했기 때문에 검토해 보았습니다.

9월 모평 생활과 윤리 문제는 오류가 있는데도 평가원에서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네요.
평가원에서 오류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명백한 오류는 인정하는 것이 교육적입니다.



10번 ㄷ선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ㄷ. 인간이 어떠한 생명체보다도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이 문장은 인간이 본래적으로 더 우월하지 않은 생명체도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부정(특칭부정)의 표현입니다.




우리말의 부정문은 중의성이 있어서 전체부정과 부분부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손님이 다 오지 않았다'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1) 모든 손님이 오지 않았다. (전체부정)
2) 어떤 손님이 오지 않았다. (부분부정)



부정문에 강조의 의미를 가진 보조사 '-은/는'을 덧붙이면 부분부정임이 명확해 집니다.
  • '손님이 다 오지는 않았다' (오지 않은 손님도 있음)
  • '모든 손님이 오지는 않았다.' (오지 않은 손님도 있음)
  • '그렇다고 해도 전혀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잘못되지 않은 부분도 있음)
  • '학생이라고 해서 반드시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용서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
  • '인간이 항상 옷을 입는 것은 아니다.' (옷을 입지 않을 때도 있음)



그렇다면 ㄷ선지는 '-는'이 붙었으므로 부분부정으로 해석됩니다.
'ㄷ. 인간이 어떠한 생명체보다도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인간이 본래적으로 더 우월하지 않은 생명체도 있음)

평가원의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지 ㄷ은 '인간이 식물보다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를 함의하는데,
이는 테일러(병)의 입장에는 부합하지만, 인간이 식물보다 우월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레건(을)의 입장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항의 정답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평가원은 선지 ㄷ을 부분부정이 아니라 전체부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생명체보다 인간이 우월하지 않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식물보다 우월하니까 ㄷ은 틀린 명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ㄷ 선지는 부분부정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보다 인간이 우월하지는 않다'라고 해석해야 하고,
인간과 동등한 생명체가 있다면 ㄷ은 참이 됩니다.
톰 레건은 이해관심을 가진 삶의 주체인 동물이라면 인간과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탈인간중심주의 철학자입니다.



만일 ㄷ이 톰 레건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톰 레건은 어떤 주장을 한 셈이 될까요?
부분부정의 부정은 전체긍정(전칭긍정)이 됩니다.
따라서 평가원의 논리에 따르면,
톰 레건은 '인간이 모든 생명체보다 본래적으로 우월한 존재이다'라고 주장하는
인간중심주의자가 되어 버립니다.
졸지에 탈인간중심주의자가 인간중심주의자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ㄷ선지는 톰 레건의 입장에서 볼 때, 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수능에서는 출제오류가 없기를 바랍니다.



2016년 9월 13일 화요일

김봉소 선생님 칼럼에 대한 재반론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월간 김봉소 1월호에 김봉소 선생님께서 2016학년도 수능 A형 19번 문항에 대해 쓰신 칼럼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2015년 11월 29일 세계일보에도 특별기고하신 내용입니다.
"A이면 B일 수 있다"라는 문장이 참이라면 A는 B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에 A형 19번 문항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김봉소 선생님께서 쓰신 칼럼의 핵심 요지였습니다.



과연, 김봉소 선생님께서 이 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외람되지만 간단하게 재반론합니다.

(1) 'A이면 B일 수 있다'의 오일러 다이어그램은 B에 속하지만 A에 속하지 않는 요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B가 A 안에 있는 형태로 그리면 안 됩니다.
참고로, 이 글에 그리신 도형은 벤 다이어그램이 아니라 '모든 B가 A이다'를 의미하는 오일러 다이어그램입니다.




(2) can을 능력으로 possible을 개연성으로 나누셨는데 can에도 개연성의 의미가 있으므로 부적절한 분류입니다.
ex) You can get a burn if you are not careful. (조심하지 않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3) '비가 오면 땅이 젖을 수 있다'라는 문장이 참일 때 '땅이 젖으려면 비가 와야 한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A라면 B일 수 있다'라는 문장이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해서 A가 B의 필요조건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2016년 8월 5일 금요일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의약품이 광고한 효과가 없는 나라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2016년 8월 5일 식약처에서 인사돌, 이가탄은 치주질환(스케일링) 후 보조치료제로만 사용해야 하며 독립적으로 사용해서는 치주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2014년에 썼던 글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꺼내봅니다.

인사돌은 1년에 약 500억 매출을 내고 있는데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 등의 매출이 합쳐서 약 500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돌은 처방적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독보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TV에서 가장 흔하게 광고를 볼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가 3년간 조사하고 내린 결론은
스케일링 없이 단독 사용할 경우 인사돌이 치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은 인사돌만 먹으면 치과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불암 씨 등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말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적절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 볼 수 있습니다.



** 논란 배경

MBC 불만제로에서 인사돌과 이가탄의 효과가 없다는 내용을 방영했는데 후폭풍이 거셉니다.

식약처에서는 2012년 인사돌을 보험약에서 제외한 바 있는데
이제는 인사돌과 이가탄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의약품에서 아예 제외하겠다고 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동국제약 인사돌 매출은 454억이었고
명인제약 이가탄 매출은 189억원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잇몸약의 선두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불만제로측의 주장은 잇몸약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매일 프라임타임에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광고에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를 듣다가 효과가 없다니 당황스러운 것이지요.




(뒤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면 선진국 사람들도 이가탄을 먹을 것 같아요)


** 문제점은 무엇인가?

   
 아래는 불만제로의 방송 내용입니다.
 
출처 : MBC 불만제로 54화 (잇몸약의 배신)
  http://www.imbc.com/broad/tv/culture/zero/vod/index.html

인사돌, 이가탄을 만드는 해당 제약회사에서는 잇몸약은 '세계 유일의 잇몸 치료제'이며, 단독 복용 시 그 효능 또한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만제로UP]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한 결과, 잇몸약을 단독 복용했을 때 효과가 크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논문 저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어렵게 만난 논문의 저자들 또한 잇몸약은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약의 성분을 보면 치료제가 아닌 보조제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라고 이야기 한 전문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제약회사는 잇몸약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되어 있고, 오랫동안 판매하며 효능을 검증한 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가 기관에서도 잇몸약 성분에 대해 유용성 입증이 미비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잇몸약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생약 추출물로 만들어진 인사돌 계열과 복합 성분 제제로 만들어진 이가탄 계열입니다.
 
인사돌의 경우 1974년 프랑스에서 수입했습니다. 과연, 프랑스에서도  동일하게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을까요?
 
[불만제로UP]에서 확인한 결과, 이름도 성분도 효능도 똑같은 인사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었습니다!
원래는 의약품이었으나, 2005년 약제에 대해 평가하는 기구인 프랑스 HAS(Haute Autorite de Sante)에서 재평가를 받은 결과 효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복제한 이가탄의 경우는 어떨까요? 명인제약 측에서는 여전히 일본에서도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효능이 검증된 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해당 제약회사에 확인한 결과 모두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주요 성분인 ‘염화리소짐’이 유효성을 입증 받지 못해 현재 재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툴민의 논증 모델에 따라 분석해본 치과의사들의 주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인사돌이 효과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합니다.

   
 **치과의사 72%, 잇몸약 권할 생각 없다

얼마 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서울경기지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치과의사 87%가 잇몸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 47.6%가 ‘효능이 없을 것 같아서’라는 대답을 했고, ‘환자가 오남용을 할 것 같아서’, ‘효능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이 클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각각 23.4%였다.

 
   


1965년 Loe등의 "Experimental gingivitis in man"과 이후 수많은 후속연구들에서
'치은염'의 유발인자는 치태이며 치은염의 해소는 치태제거에 의한다는 건
치의학계의 상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치과의사들의 주장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치과의사들이 아직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치과의사들의 근거는 주관적인 느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논문과 같은 객관적 자료들에 근거합니다.

   
 논문 : Clinical study on the effectiveness of Insadol

The effectiveness of Insadol (Laroche-Navarron, Paris) was submitted to a clinical test. The following indexes and measurements were considered: Sulcus fluid, P-Index, Plaque-Index, Pocket Depth, Tooth Mobility, Bone Loss. The measurement of the Sulcus Fluid revealed a small, but significant decrease in the medicament group. The other considered parameters showed no change in the medicament group, which makes any therapeutical effect appear doubtful. (치은열구액 감소를 제외하면, 인사돌의 임상적 효과는 모두 의심스럽다)

출처 : http://www.ncbi.nlm.nih.gov/pubmed/349689
 
  
 


동국제약이나 명인제약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사돌이나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들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20억을 들여서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하는데
효과가 검증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사돌은 지난해 무려 454억원대 실적을 올리는 등 전년대비 42% 성장을 견인하며 경쟁품목인 이가탄을 2배 가까이 앞서며 리딩품목 자리를 확고히했다.

인사돌의 독주는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치과 병원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등 제품력과 대중 인지도가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사돌의 경우 동일 성분 제제가 30여 품목에 이를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제품력이 리딩품목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인으로 관측된다.

동국측은 전문의, 약사 등을 겨냥한 심포지엄과 학술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그동안 축적한 국내외 임상논문과 과학적 데이터를 적극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데일리팜)
 
   


하지만 동국제약측에서 제시하는 논문에 치과의사들은 의문을 표하면서
데이터를 보면 인사돌 단독처방군은 치태지수가 감소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효과가 나타났냐고 물어봅니다.
인사돌정을 먹으나 안 먹으나 스케일링군은 효과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도
치과의사들이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스폰서 편향을 의심하는 치과의사들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나오는데 유독 한국의 논문에서만
효과가 있다고 나오는 것은, 효과가 없는 데이터는 사장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위의 데이터를 보면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은 음주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북아일랜드만 예외입니다.
그냥 상관계수 r을  측정하면, 0.224가 나오지만
북아일랜드를 제외하면 r이  0.784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북아일랜드를 제외하면 안 됩니다.
북아일랜드를 제외시키려면 그렇게 한 사실을 밝히고
그 데이터값을 생략한 타당한 이유를 대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독자에게 밝혀야 합니다.

인사돌 데이터에 스폰서 편향을 의심하는 치과의사들의 주장은
데이터에는 확률적으로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진들이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만 모아서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즉, 효과가 없다고 제시된 데이터는 타당한 이유 없이 버리고 
데이터를 버렸다는 것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다른 나라에서는 인사돌이 잇몸에 효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약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중적인 약이 되었을까요?



** 문제의 원인

1) 식약처의 묵인

 
의약품으로 등록된 후에 뚜렷한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유지되어 온 것입니다.
식약처의 묵인도 여기에 도움을 줬겠지요.
 
 



2) 연구자의 스폰서 편향

인사돌이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서울대에서 연구한 내용이고, 대한치의학회지에 실렸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다 효과가 없다고 나온다면
'스폰서 편향'의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효과는 보편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만 효과가 있다는 말은
믿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쉽게 말해, 그렇게 좋으면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왜 안 먹냐는 것입니다.

또한 단독치료로도 효과가 있는 것 같은 논문들을 썼던 논문저자들도
방송국에서 찾아가보니 하나같이 단독치료로는 효과가 없다고들 합니다.
그럼 왜 그런 논문을 쓰셨나요?
치주학회에 제약회사들이 막강한 후원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인사돌을 먹으면 치조골이 재생된다고 광고합니다.

그런데 임상실험 논문 저자는 치조골 재생이 절대 안 된답니다.

인사돌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인사돌이 소염진통제라는 데에 근거합니다.
그런데 옥수수불검화물인 인사돌의 소염진통 효과는 불확실한데다가,
소염진통제로서 확실한 효과를 보이는 약들을 처방해도
잇몸병이 낫지 않는다는 것이 70년대에 이미 입증된 데이터입니다.
효과가 좋은 소염진통제를 써도 안 낫는 잇몸약이
효과가 불확실한 소염진통제를 쓰면 낫는다는 것을
치과의사들은 믿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가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가탄의 주성분은 혈관수축제입니다.
그런데, 혈관수축제가 소염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없습니다.
만일 이가탄이 잇몸병에 효과가 있다면
치과의사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 전체의 지식체계와 모순이 발생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적 지식에 따르면 특정부위에서만 소염효과를 보이는 약은 없습니다.
치과 영역에서는 소염 효과가 있는 약이라면
왜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소염 효과가 없을까요?



3) 제약회사의 광고




 
'더욱'이라는 것은 양적으로 비교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치과치료와 함께 하지 않을 경우 효과가 없다면 '더욱'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 경고 문구는 경고문구가 아니라 광고문구네요.
오해를 사실로 믿게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잇몸약이 엄청나게 많은 광고를 하면서
언론사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자가 전문성이 없거나 광고주의 눈치를 보면 받아쓰기 경향도 생겨나게 됩니다.


게다가 잘못된 광고를 통과시킨 광고 심의 주체가 제약회사입니다.
약품광고는 한국제약협회에서 심의하는데 그 심의주체들이 제약회사 간부들입니다.



이가탄을 생산하는 명인제약 전무님이 광고심의위원장이네요.


4) 장ㆍ노년층들의 정보 격차

잇몸약의 소비자들이 주로 중장년층이거나 노년층들이라서
그분들이 정보격차 때문에 TV나 신문 광고를 제외하면
건강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거나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요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분들은 한국이 농업사회였을 때 학교를 다니셨으니까요.
울리히 벡이 한국을 '아주 특별한 위험사회'라고 말한 이유는
한국이 너무 빨리 경제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위 광고에 따르면, 여자들은 애를 낳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잇몸이 더 약해지기 쉽다네요.
과학적 근거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남성 환자들이 흡연과 음주를 여성보다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잇몸 상태가 더 안 좋을 때가 많아요.

진짜 원인은 20년 전에 애를 낳아서가 아니라
잇몸약을 먹으면서 치과에 가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래 설문조사를 보면 잇몸이 아플 때 치과에 가지 않는 노인분들이 꽤 많습니다.


최불암 씨나 고두심 씨 같은 유명 연예인들의 권위에 호소하는 것은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라고 말할 수 있지요.
그들이 치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치과의사들의 지식을 믿는 것도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영역이 다른 전문가의 말을 믿는 것이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입니다.
그래서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치과의사들의 전문지식을 치과영역에서 근거로 채택하는 것은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이지 '부당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가 아니지요.

 
그리고 인사돌이나 이가탄을 먹고 효과를 봤다는 환자들이 많지만
그런 것은 '실용성의 오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효과에 만족했다는 것이 효과가 존재함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사돌을 계속 드시면서 치과에 안 가고 버티다가 결국 이를 뽑게 된 환자들도 많습니다.

 
잇몸약을 5년간 드셨다는 위의 환자분은 잇몸뼈가 다 녹은 상황입니다.

 
즉 인사돌을 먹고 잇몸병이 나은 것이 아니라
뼈가 많이 녹아버려 피가 안 나는 것인데
환자는 나았다고 오해했던 것입니다.


치과의사들에게 인사돌을 먹어도 되냐고 묻는 환자들은
대부분 이미 마음속에 인사돌을 먹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이 아무리 말려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들은 치과의사들의 전문지식을 믿지 않지요.
환자들은 건강을 노력보다는 돈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전문가보다 TV광고나 주변인의 추천을 더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잘 닦거나 치과에 가기보다는 잇몸약을 먹으려는 것이지요.



** 앞으로의 전망

인사돌 논란에는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그 해결책도 쉽지 않지요.

불만제로와 같은 고발 프로그램이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그로 인해 식약처가 약효를 검증하기로 한 것은
그래도 문제 해결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동국제약은 2일 잇몸약 인사돌(사진)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재평가 권고에 따라 국내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한 공중파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인사돌과 이가탄 등 잇몸약의 효능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데 따른 결정이다.
 
앞서 식약처는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사돌을 포함해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들에 대해 임상 재평가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한 최신의 대규모임상이 될 것”이라며 “인사돌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뉴스토마토
 
 
   

아직도 이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 어떻게 결론날지는 모릅니다.
치과의사들이 틀리고 인사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최근 관련 기사를 보면
동국제약에서 '권고'를 받아들였다느니 '승부수를 띄웠다'는 등의 표현을 써서
마치 동국제약이 능동적으로 검사를 자청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식약처에서 임상실험을 안 하면 약품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후에
재평가가 계획된 것이니 '수동적'이지 '능동적'이지는 않습니다.

   
   한편 식약처는 9일 옥수수불검화추출물 성분 잇몸치료제 인사돌 등 79품목에 대한 임상시험재평가 실시를 공고했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업체는 내달 9일까지 식약처 한약정책과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임상을 진행하지 않는 업체는 허가취하 공문을 포함한 임상재평가 대상 제외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출처 : doctorW
http://www.doctor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839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더 합리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다양한 영역에 비합리적 요소가 많습니다.

인사돌 문제는 사소해보이는 것 같지만 거대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제약 역사상 인사돌과 이가탄처럼 많은 비용을 광고비에 쓴 약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막대한 광고비를 이유로 다른 비슷한 약들보다 50% 정도 비싸게 팔았지요.

심지어 인사돌 측은 최근 식약청의 공시가 인사돌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졌기 때문에 적응증이 바뀌더라도 의혹이 해소되어 매출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 예측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조금의 반성이나 두려움도 찾아볼 수 없네요.
치태제거 없이 인사돌만 먹어서는 치주질환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검증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라고 했고,
하버마스는 철학의 임무는 사변에 있지 않고 사회의 합리화에 있다고 했습니다.
인사돌 논란이 여러분이 '의심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016년 6월 27일 월요일

[논리톡클]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되나요?

[논리톡클]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되나요?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영양소가 파괴된다며 혼내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사실 한국 미디어에서는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해로운 음식 궁합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비타민이 파괴된다고도 하고 흡수를 방해한다고도 하고 아무튼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내 몸에 죄를 짓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주셨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영양소가 파괴될까요?
누가 이런 이야기를 시작한 것일까요?

네이버에서 오래된 순으로 뉴스를 검색한 결과 아래와 같은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논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제와 결론을 나눠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전제 : 설탕이 인체 내에서 분해되는 데는 비타민 B1이 있어야 한다.
결론 : 그러므로 토마토를 설탕에 재워서 먹으면 토마토의 비타민 B1은 설탕의 대사에 쓰여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우선 전제부터 분석해 보겠습니다.

"설탕이 인체 내에서 분해되는 데는 비타민 B1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는 참입니다.
엄밀하게는 포도당분해과정이지만 그냥 설탕분해과정이라고 부를게요.

(출처 : 위키백과)


티아민 피로인산은 설탕분해과정을 비롯한 대사과정에 다음과 같이 참여합니다.



(출처 :  Micronutrient Information Center)


이제 결론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결론 : 그러므로 토마토를 설탕에 재워서 먹으면 토마토의 비타민 B1은 설탕의 대사에 쓰여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설탕 분해 과정에 사용되느라 흡수가 안 된다?

토마토 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 B1이 설탕 분해 과정에 사용되려면 먼저 우리 몸에 흡수되어야 합니다. 
설탕 분해 과정은 살아있는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다시 말해서 먼저 비타민 B1이 먼저 흡수되어야 설탕 분해 과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토마토 속 비타민 B1이 흡수가 되지 않는다면 설탕의 대사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설탕의 대사가 비타민 B1의 흡수를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타임패러독스 : 시간여행을 해서 자기가 태어나기 전의 과거로 간 시간여행자가 만일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다면 애초에 자신도 태어날 수 없기 때문에 모순에 빠지게 된다.

토마토-설탕 패러독스 : 설탕과 토마토를 같이 먹으면 설탕분해과정(시간여행자)이 토마토의 비타민 B1(아버지)을 흡수되지 못하게 하는데, 그럴 경우 설탕분해과정(시간여행자)이 시작될 수 없으므로 모순에 빠진다.

구글링을 해본 결과 영어 자료에서는 토마토와 설탕을 같이 먹으면 영양분이 파괴된다는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뭐 해외에서는 토마토에 설탕 대신 소금을 뿌려 먹으니 그럴 수도 있으니까 토마토 속 비타민 B1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논문 검색해보니 가열하면 파괴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있었지만 설탕이 비타민 B1을 파괴하거나 흡수를 방해한다는 논문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비타민 B1이 무지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비타민 B1은 조효소이기 때문에 아주 소량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는 어차피 소변을 통해 배설됩니다.


심지어,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면 비타민B 흡수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파괴한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토마토에는 비타민 B1보다 B3, B6가 더 많습니다.





설사 설탕이 토마토 속의 비타민 B1을 파괴한다 하더라도 비타민 B라고 묶어서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애초에 토마토 안에 자연적으로 설탕이 3g(123g 기준) 가량 들어 있기 때문에 설탕과 토마토를 같이 먹으면 해롭다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비타민 B1이 전혀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할 만한 문헌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근거를 찾는다면 알려주세요. 

결론 :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맛있다.



2016년 6월 18일 토요일

실수를 덮기 위해 거짓말을?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6평 국어영역 문제 유출로 덮인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번 출제오류가 없다고 교평이 발표를 했는데 그 내용이 황당한 거짓말이란 점이죠.
요즘 실수를 인정하면 젠틀맨,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개저씨'(개+아저씨)라던데
교평이 학생들 앞에서 개저씨 같은 모습을 보여서 실망이 큽니다.

요즘 저는 깨어 있는 시간 내내 강의 시간을 제외하면 모의고사를 출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제가 반론하지 않더라도 '제세현이 없으랴'라고 생각하면서
누군가가 반론할 것이라 생각했고 생각대로 '포만한'에 이미 훌륭한 반론이 올라왔습니다.

http://cafe.naver.com/pnmath/866729

그러나 요즘 오르비를 보니 6평 유출 사건으로 인해서 19번 출제오류는 잊혀진 것 같더군요. 한번 정리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우선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9번

이 문항은 지문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기>의 상황에 대해 가장 적절하게 이해한 것
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이의 신청의 주된 내용은 정답지 도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답지 의 진술은 적절한 이해에 해당합니다. 지문에서는 가중합을 구하는 원리를 각각의 입력 단자에 할당된 가중치를 입력값에 곱한 값들을 모두 합하여”(둘째 단락)라고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지문에서는 가중치 갱신의 원리를 어떤 학습 데이터가 주어지면 (중략) 정답에 해당하는 값에서 출력값을 뺀 값 즉 오차 값을 구한다. 이 오차 값의 일부가 (중략) 출력 신호를 만드는 데 관여한 모든 가중치들에 더해지는 방식으로”(다섯째 단락)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지문에서 설명한 이 두 가지 원리를 종합하면 가중치 Wb도 일정한 오차 값이 더해져 늘어나는바, 정답지 은 적절한 이해입니다.
이의 신청에서는 입력값이 0일 경우에는 그에 해당하는 가중치가 출력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문에서 규정한 출력값 계산 방법은 가중치와 입력값의 곱의 합임계치를 비교하는 방식이므로 모든 가중치는 항상 출력값 계산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의 신청에서는 지문에 제시되지 않은 정보를 임의로 인용하여 가중치 갱신 양을 판단하고 있는데, 이러한 판단도 오차 값에 입력값을 곱하지 않고 오차 값의 일부만 가중치 갱신에 이용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지문의 진술에 비추어볼 때 합당하지 않습니다. 이의 신청자가 인용한 학습 방법은 델타 규칙(Delta Rule)으로서 가중치 갱신 양을 학습률×오차값×입력값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델타 규칙은 인공 신경망이 개발되던 초기에 단층 퍼셉트론에서 가중치 갱신을 위해 사용되던 방법입니다. 초기에는 수학적 증명 없이 사용되었으나, 인공지능 분야 권위자인 민스키(Minsky)에 의해 델타 규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또한 델타 규칙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차 값이 출력값과 정답 간의 차이의 제곱으로 정의되어야 하며, 활성 함수는 미분 가능한 연속 함수로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하지만 지문에서는 오차 값을 출력값과 정답값 간의 차이의 제곱이 아니라 정답에 해당하는 값에서 출력값을 뺀 값으로 정의하고 있고 활성 함수는 미분 가능한 연속 함수가 아니라 임계치에 의해 01로 구분되는, 미분 불가능한 함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의 신청자가 인용한 학습 방법은 퍼셉트론의 여러 학습 방법 중 하나이기는 하나, 지문에서는 이와 다른 학습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의 신청에서 인용한 가중치 갱신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 문항에 대한 이의 신청은 국어 시험의 성격과 목적에 맞춰 작성된 독서 지문의 성격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지문 밖의 지식을 단편적으로 이해하여 제기한 것입니다. 수능 국어 시험 중 독서 영역은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영역이므로 지문 밖의 지식을 임의로 끌어들여 독서 영역 문항을 해결하려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항의 정답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이 답변서를 자문을 구했던 서울대 인공지능 전공 교수님께 보여드렸더니 퍼셉트론에 대해서 모르지는 않지만 알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사람이 쓴 글이라고 하시더군요.
이 글은 교육과정평가원의 흑역사로 기록될 글입니다.

저 답변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입니다.
" 델타 규칙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차 값이 출력값과 정답 간의 차이의 제곱으로 정의되어야 하며, 활성 함수는 미분 가능한 연속 함수로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이는 델타 규칙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쓴 글입니다.

델타 규칙을 사용하기 위해서 활성 함수는 반드시 '미분 가능한 연속 함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활성함수'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6평 19번 지문은 위 그림에서 (a) 계단함수(step function)을 사용하는 퍼셉트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델타 규칙을 이용한 퍼셉트론 학습에서 가장 기본적인 함수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도 델타 규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elta_rule


델타 규칙이 퍼셉트론에 사용될 때에는 직접적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단 함수(step function)을 쓴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말로 된 위키백과에도 다음과 같이 '선형 활성함수'를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델타 규칙에서 오차값은 (목표값-출력값)이지 제곱이 아닙니다.
위 공식에 (t-y) 항에 제곱이 없잖아요?

퍼셉트론 델타규칙 예제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셔도 좋습니다.
저 영상이 시키는 대로 19번 문제 [B] 데이터를 넣어서 만들어 봤습니다.
Wb가 0.5 그대로라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전문용어로 잔뜩 멋을 부린 저 문서가 황당한 변명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 문서가 남아 있을 텐데 많이 부끄러워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교육과정평가원에서 6평, 9평, 수능의 해설을 제공했으면 좋겠습니다.
'풀이의 획일화'를 막기 위해서 해설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원칙에 따라 풀어서 풀이가 획일화된다면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한 MEET 언어추론 회의록을 보면 솔직하게 나와 있습니다.
"논란을 막기 위해" 해설을 공개하지 않는다고요.
LEET 언어이해는 출제기관에서 해설을 공개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없으며 출제 과정을 검증할 수 있다는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교평도 개저씨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