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5일 일요일

적성시험을 대비하지 못하는 국어교육 전문가들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제가 이번주에 교보문고에 가서 국어교사 임용고시 책들을 찍어봤습니다.
두 칸이 국어교사 임용고시를 위한 책들이더군요.





문학과 문법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국어교육학이 있기는 하지만
교과통합적인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가르치는 내용을 찾아보기는 어렵더군요.


즉, 현재 우리 국어 교육과정은 특정교과적 내용소재에서 하능정신능력 위주로 강의가 편성되어 있고,
통합교과적 내용소재에서 고등정신능력 위주의 강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자료에서도 아래와 같이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 결과로 학생들은 기계적 암기에 익숙해지고 고등정신능력을 물어보는 문제를 만났을 때 다음처럼 당황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수능이나 PSAT, LEET와 같은 적성평가들에 대해 국어교육전문가들은 굉장히 불편해 합니다.
왜 문학, 어휘, 어법을 많이 물어보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관련 논문을 퀴즈로 꾸며봤습니다.





Quiz 김명석, PSAT 언어논리영역의 성격과 성과, 국어교육학회(2007)

다음 글에서 추론할 수 있는 국어교육 전문가들의 암묵적인 가정이 아닌 것은?

국어교육 전문가들은 PSAT 언어논리의 한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문제가 너무 어렵고 사변적이다. 지문이 문학적이지 않다. 국어 문법, 어휘 등도 평가해야 한다. 문학적 이해 및 표현 능력도 평가해야 한다. 표현능력이 굳이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실질적 글쓰기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논리적 분석은 일상적 의미를 왜곡한다. 형식논리에 집착하는 측면이 있다 등
 
문제는 너무 어렵지 않아야 하고 사변적이지 않아야 한다.
지문은 문학적이어야 하고, 문법과 어휘도 중요하다.
우리들은 비판적 사고를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퀴즈의 정답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국어교육 전문가들은 적성평가가 '논리'에 집착한다고 투덜대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왜 국어교육 전문가들은 '문학'과 '지식'에 집착하는 걸까요?
논리교육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는 PSAT나 LEET 지문이 문학적이지 않은 것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문학 작품을 일반적인 정보적인 글로써 읽는 일이라면 대학 졸업생 수준의 고급 언어사용자들에게 물어질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가 늘 논란되었다.”
 (민찬홍(2013), 『사고력시험으로서의 LEET』)


출처 :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03

 
   




최근 교총에서 수능을 학력고사로 바꾸자고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한국교육단체 총연합회 (교총)은 수능은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해서 현재 능력에 대한 사실적인 지식 위주의 기초능력 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적 사고력은 내신과 학생부로 측정하고, 전공교수 중심으로 면접을 시행해 학생의 미래잠재력을 측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332645)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며 교육수요자보다는 교육공급자의 이익을 위해서 교육하겠다는 것입니다.
수능의 아버지 박도순 교수에 따르면 수능을 학력평가로 되돌리는 것은 수능을 망가뜨리는 것이고 학과 이기주의에 굴복하는 것입니다..

   
   
"박도순 교수 : 수능이 이렇게 망가질 줄이야...수학능력시험이 처음에는 말 그대로 교수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능력, 그리고 학문을 하는 데 꼭 필요한 논리적 사고력, 이런 것 중심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에 처음에 나왔을 적에는 아마 생소한 용어지만 탈교과적, 범교과적인 출제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적성검사의 본질은 '능력'평가인데 자꾸만 '지식' 평가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학과 이기주의와 편의주의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국어교육 전문가들은 수능 국어에서 물어보는 능력의 범위를 확장시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초기의 범위(짙은 색)에서 현재의 범위(연한 색)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고
과목의 이름도 '언어'에서 '국어'로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통합교과적 공부가 강조되고 있는데 반해, 꾸준히 특정교과적 공부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교평  ORM 2009-22)


초기 수능언어에 비해 지금 수능 국어는 지식시험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특히 EBS연계를 통해 EBS교재지문과 문제를 암기하게 한 것은 비판적 사고력을 압살하는 교육정책이었지요.


올해 3월에 수능개선위원회가 대통령의 지시대로 '수능의 본래 취지'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지나치게 확장된 수능 국어의 영역을 다시 축소시켜서
'통합교과적', '사고능력' 시험으로 돌아갈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학교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임용고시도 그런 교과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인재로 선발할 수 있도록 재설계해야 하며,
기존의 국어교사들도 다시 재교육시켜야 할 것입니다.
토론이나 논술도 막연하게 해보는 자체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규칙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규칙에 따라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학교에서 국어 교사가 기본적 토론, 논술 교육 정도는 제대로 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수능의 이름은 '대학교육적성평가'였습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수능 국어와 영어는 아직 통합교과적인 면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 국어는 분명 적성평가인데 이를 지식평가라고 부르는 것은 '지록위마'가 아닌가 합니다.
수능은 적성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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