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8일 월요일

2013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출제오류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준 강사입니다.

요즘 수능 출제오류로 인해 수험생들의 혼란이 심합니다.
사실 2013학년도 수능에도 알려지지 않은 중대한 출제 오류가 있습니다.
정답률 64%에 2013학년도 수능 오답률 3위 문제였기 때문에
이 문제로 억울하게 등급이 떨어진 학생이 꽤 있을 것입니다.



23번 문제는 아래의 삼단 논법이 연역 논증이어야만 성립합니다.


   
 () 모든 까마귀가 검다면 어떤 까마귀는 검어야 한다.() 어떤 까마귀는 검지 않다.

() 따라서 모든 까마귀가 다 검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ㄱ)입니다.
어떤 까마귀가 검다(특칭긍정)과 어떤 까마귀는 검지 않다(특칭부정)은 소반대관계라서 서로 양립가능합니다.
(ㄴ) 특칭부정을 부정하려고 했다면 존재부정을 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고쳐야 합니다.

(ㄱ)' 모든 까마귀가 검다면 검지 않은 까마귀는 없다.

아니면 차라리 후건을 빼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ㄱ)'' 모든 까마귀가 검다.

그래야 후건부정식이 성립해서 올바른 삼단논법이 구성됩니다.
지문에 제시된 논증은 연역논증이 아니라 귀납논증에 해당하기 때문에
23번 문제는 틀린 것을 찾는 것이고 정답은 4번인데
이 논증을 귀납논증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4번도 맞는 말이 되어버려 정답이 없게 됩니다.

(), ()에서 ()이 도출되는 것이나 ()에서 ()가 도출 되는 것은 모두 지식이 확장되는 것이다.

추리논증 강사분 2분에게도 자문을 구했는데 두 분 다 출제오류가 맞다고 하셨습니다.
그 중 한 분은 논리학 박사이십니다.

수능 출제오류는 교평 원장은 물론 때로는 교육부 장관까지 사임할 정도로 중대한 이슈입니다. 그런데도 EBS 출제 연계 이후 출제 오류가 이렇게 잦아졌는데 그 이유는 무리하게 연계율을 맞추려다 보니 출제위원들의 자율성이 제한된 것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s)
이 글에 대해서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셨던 한 교수님의
존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좋은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저를 좋은 강사라고 추천까지 해 주셨더군요.


제시된 논증에서 (ㄱ)을 빼도 (ㄴ)과 (ㄷ)만으로도 연역논증이 성립하기 때문에
나쁜 문제이고 출제오류이긴 하지만 복수정답까지는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http://prok.org/gnu/bbs/board.php?bo_table=c_01&wr_id=33677


저도 지적해주신 분과 거의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명, 제시된 논증이라는 것이 만일 (ㄱ),(ㄴ),(ㄷ) 속에 있는 논증이라면 연역논증을 추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ㄱ),(ㄴ),(ㄷ)을 묶어서 그 자체를 연역논증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복수정답이 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복수정답이 인정되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12년 11월에 이 문제를 해설하면서 불만은 토로했지만 정식적으로 문제를 교평에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그런 문제들이 네 문제 더 있습니다.
지금 진행중인 정보처리적 글읽기 연재가 끝나고 나면 그런 오류들을 정리해서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